그들만의 이야기 그들만의 이야기: 6-3. 강변에 서다. 2013/11/29 13:23 by Mirdog

여기는 여의도. 

 나무마다 벚꽃이 흐드러 지게 피고 사람들은 땅위에 흐드러 지게 널려있었다.

 길은 우리가 가는 곳 마다 미어지게 막혔고, 아이들은 그 와중에서도 꾸역꾸역 뛰어다녔다.

 

"아, 썅.... 인간들 존나 많네."

 

 나는 한마디 뱉었다.

 

"미친새끼 또 욕질이고."

 

 현이가 한마디 내 뱉었다. 그 이후 한동안 우리는 아무말 없이 거리를 하염없이 걸었다.  길에 널려있는 사람들은 즐거운듯이 시시덕 거렸다. 간혹 나와 어깨를 부딪히고 가는 연인들은 불편한 기색으로 나를 노려 보다가 더 불편한 기색의 내 눈빛을 발견하고는 이내 자기들이 갈 길을 향해 갔다. 뭐라 궁시렁 거리겠지. 신경 쓰지 않을거다.

 

 "마! 민아! 어디까지 가노!"

 

 진이가 나를 향해 외쳤다. 한강으로 내려가는 길을 내가 이미 지나친 것이다. 아무 생각없이, 벚꽃 축제를 왔지만 땅만 보고 걸었기 때문이리라.

 

 "아, 서울 와 이래 복잡한데? 진짜 뭐 강으로 내려가는 길도 잘 안보이고 짜증나 죽겠네."


 "서울 처음 온놈처럼 와 그라는데?"


 "한강은 처음이다."


 "미친새끼. 촌놈 티 내지좀 마라. 쪽팔린다."


 "촌놈은 뭐 촌놈인데! 사대주의에 물들었나! 서울이 촌이지, 현아."


 "진이 니까지 와이라는데!! 내는 민이 자 다루기도 벅차 죽겠구만!"

 

 서로 서로 공격하며 우리는 한강으로 내려왔다. 한강 위에는 이름이 뭔지도 모를 다리들이 늘어져 있었고, 우리는 풀밭을 서성였다.

 어디 앉을까를 고민 하는것이 아니라, 단지 서성이고 싶은 것일 뿐이었다.

 

 "여기 앉으까?"

 
"어 여기 괜찮네."


 "야 근데 술은!!"


 "니는 뭐 술 못먹어서 죽은 귀신이 붙었나 꼴통새끼야.작작 좀 퍼 묵어라."


 "알콜 중독 귀신 붙었다. 미친 놈아."


 "민아. 니 술 마이 고프나?"


 "아니. 그냥"


 "근데 와 술타령인데!"


 "니 괴롭힐라고!"


 "아!!! 진짜 양아치가."


 "어어. 내 존나 똥양아치다."

 

 그리고 우리는 낄낄거리며 웃었다. 그리고 한동안 말이 없었다. 셋다 말 없이 어두운 밤 하늘만 미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밤하늘은 정말 끔찍 하리만치 까맸고, 별들은 쓰라리게 반짝였다. 언제부터 였을까? 우리가 이렇게 서로 말이 없어지게 된 것이. 어린 시절에 우리는 정말 입을 잠시도 쉬지 않고 재잘재잘 거렸는데..

 

 "민아. 맥주 한잔 할래?"

 

 진이가 나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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