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이야기 그들만의 이야기: 7-1. 만남 2014/11/17 15:27 by Mirdog

난 여기에 왜 있는거지?

 

 근본적인 질문이 나를 자극했다. 실은 이곳에 있는 모두를 보다보면 막막하다. 작년에 수능을 치고 탈락의 고배를 맛본 녀석들이 있는가 하면 올해 대학에 못 가면 군대를 가야할 아저씨들도 존재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다 같은 입장이다. 아침시간. 사각사각하는 소리만 들린다. 심지어 모두가 졸린 시간인데 조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다. 개강날이 되어 그럴까? 모두 전투적이다. 아니, 전투적으로 행위를 하고 있다. 해야하는 것이다. 여기저기서 사각거린다. 나도 그에 템포를 맞추어 사각거린다. 맨 앞자리. 일부러 공부를 하겠다고 맨 앞자리에 앉았다.

 

 아무말 없이 어색하게 책만 보고 있다. 누군가 들어온다. 입술 주위에 상처가 있다. 덩치 큰 남자다. 안경을 끼고 있지만 그 너머로 옅은 갈색의 눈동자는 날카롭게 우리를 파악하고 말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여주는것 같다. 입가에 수염이 거뭇거뭇한데 흰 털도 종종 보인다. 머리는 약간 산발. 들어와서 교탁앞에 잠깐 서있는다. 그리고 우리를 한번 슥 쳐다보더니 옅은 미소를 짓는다.

 

 " 반갑다."

 

 우리는 어색하게 인사를 개별적으로 한다. 당나라 군사도 아니고...

 

 "넌 뭐하는데 여기 올해도 앉아있냐? 대학 안가냐?"

 "에이 쌤~"

 

 뭔가 아는 사이인듯하다. 아마 작년에 여기 앉아 있었겠지.

 

 " 나는 여러분을 올해 수능칠때까지 지도할 담임이다. 김재현이라고 한다. "

 

 어색한 박수소리. 그를 아는듯한 몇몇이 호들갑스레 박수를 치기는 하지만 아직은 어색하다. 우리는 애초에 아는 사이가 아니다. 초등학교에 갓 들어온거나 다름없는 사이들이다. 물론 서로 아는 사이도 있다. 난 고등학교때 친구 둘이 여기 있다. 그리고 선행반으로 함께 했던 친구 하나가 여기 있다. 잘 모른다.

 

 "긴말 하지 않겠다. 어차피 여러분의 처지는 여러분이 잘 알것이라 생각한다. 여러분은 이미 한번의 실패를 경험했다. 아니, 여러번 실패를 한 사람들도 많다."

 

 자조섞인 웃음소리가 들린다. 어차피 궁금하지도 않다. 저들은 저들이고 난 나니까. 아무런 관련 없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여러분의 실패는 이제 여기서 끝이었으면 좋겠다. 나와 함께 여러분이 적어도 올해는 성공했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그를 위해서 여러분께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

 

 부탁... 부탁이라기엔 그 말을 언급하는 순간 그의 표정이 너무 강압적인데?

 

 " 연애는 절대 금지다."

 

 뭐... 생각도 안하고 있으니까 그다지...

 

 " 물론 남녀가 한자리에 있으면 어쩔수 없다. 서로에게 끌리는것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연애는 절대 하지마라. 올해 너희는 연애를 하는 순간 실패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난 여러분이 실패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이를 위해 한 반이 된것은 어쩔 수 없지만, 여러분을 약간은 격리를 해 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여러분은 자리를 한달간 지정을 할 것이다. 그리고 한달이 지나면 자리를 바꾸게 할 것이다. 단, 남자 여자 분단은 따로 둔다."

 

 에이... 이건 좀 잔혹한데? 연애는 할 생각이 없다손 치더라도 앞 뒤까지 막는 심보는 뭐여?

 

 "개인적으로는 작년에 저녀석을 좀 본적이 많다. 그래서 반장을 맡기고 싶은데 어떤가?"

 

 손가락은 아까 그 남자를 향해 있었다. 함께 농담 하던 남자. 뭐 상관 없다. 다들 분위기가 그런듯 하는데 또다른 남자가 박수를 치며 좋다고 한다. 분위기는 그렇게 흘러간다.

 

 " 자 그럼 반장부터 자기소개를 해라. 어차피 1년여간 함께 있을 사이인데 이름이랑 얼굴정도는 알아야지."

 

 그렇게.... 만남의 첫 단추가 끼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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